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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21 Grams 21 그램 ★★★

21 Grams 21 그램 ★★★
Directed by Alejandro González Iñárritu
imdb    naver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아모레스 페로스>은 놀라운 영화였습니다. 이게 데뷔작이라니! 멕시코에서도 이런 멋진 영화가 나온다니! (부뉴엘이나 조도로프스키 같은 얘긴 하지 맙시다. ^^;)

< 21 Grams > 는 두 편의 단편 프로젝트 이후 만들어진, 이냐리투의 두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그동안 드높아진 명성 덕에 이 영화는 미국에서 제작비를 조달했고, 숀 펜, 베네치오 델 토로, 나오미 왓츠, 샤를롯 갱스부르 등 빵빵한 배우들을 기용할 수 있었습니다.

뛰어난 영화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배우들의 멋진 연기입니다. 숀 펜이야 언제나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지만, 나오미 왓츠와 베네치오 델 토로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입니다. 죽음과 분노와 죄의식이 뒤섞인 강렬한 감정을 요구하는 영화이기에 배우들의 소위 연기력이 더 잘 드러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하지만 전 이 영화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운명의 잔인한 장난질은 실제 삶의 영역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작정을 하고 얽히고 섥히게 직조해낸 세 명의 기구한 운명은 어딘지 작위적인 냄새가 납니다. 베네치오 델 토로의 신학적 고민도 저같은 무신론자에겐 그다지 흥미롭지 않구요.

이 영화는 시간순서가 뒤죽박죽이에요. 감독이 왜 이런 식의 편접을 했는지 알 수 없으나 별로 동의하고 싶지 않은 방법이네요. 너무 복잡해요. 저렇게 단속적이기보다 파멸에 이르는 불가항력적인 흐름을 유장한 템포로 그려내는 편이 더 매력적일 것은데...

제가 좋하는 클리어 듀발이 조역으로 나오는군요.   (2004·06·23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