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Kong 킹콩 ★★★★
Directed by Peter Jackson
imdb naver
[ 영진공에 실린 글입니다. ]
잭 블랙이 연기한 Carl Denham은 '영화는 단돈 25센트로 놀라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놀라운 오락거리다' 뭐 그런 취지의 발언을 줄곧 하는데, 정확히 이 영화 <킹콩>에 해당하는 얘기입니다. 단돈 2500원 혹은 8천원에 이런 어마어마한 스펙터클을 구경할 수 있다니... 좋아하는 장르나 배우나, 뭐 그런 거에 관계없이, 영화랑 안 친한 분들도 무조건 봐줘야 하는 영화입니다. 안 보면 손해입니다.
압권은 킹콩이 세 마리의 티라노사우루스와 싸우는 장면. 입이 안 다물어집니다. 물론 피터 잭슨이나 혹은 다른 감독이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조만간 더 어마어마한 장면을 보여줄 터이지만, 지금의 저로서는 '상상할 수 있는 최대치'의 박진감과 중량감의 괴수 격투씬이 아닐까 생각되었어요. '전율'이라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거에요.
영화의 중간부분에 나오는 그 격투씬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상대적으로 그 이후, 뉴욕시를 헤집고 다니는 소동극은 그다지 임팩트가 없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후반부에 가면 멜로(!) 코드가 강해지기 때문에 슬퍼하느라 정신없어져요. 8m 정도의 작은(!) 몸집으로 마천루 꼭대기에서 복엽기를 상대로 승산없는 싸움을 하는 마지막 장면의 킹콩은 어린 짐승처럼 연약해(!) 보일 지경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괴수 영화로서나 멜로 영화로서나, 영화팬 혹은 영화 창조자로서의 자의식의 반영으로서나 뭐하나 흠잡을 수 없는 영화입니다. '걸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없겠지요.
하지만...
역시 저에게 있어서 피터 잭슨의 최고작은 여전히 <데드 얼라이브>입니다. 놀라운 영화이고 오랜 기다림에 충분히 값하는 영화이지만, 누가봐도 놀라울 그 웅장한 규모만으로는 <데드 얼라이브>에 그랬던 것처럼 '열광'할 수 없군요. '열광'이란 걸 하기엔 나이를 너무 많이 쳐먹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본질적으로 '규모의 경제학'의 자장안에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데드 얼라이브>같은 영화는 소시적의 피터 잭슨같은 변태 감독이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었을 영화였지만, 글쎄요, 2억달러의 제작비와 세계 최고수준의 CG 기술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피터 잭슨 뿐일까요?
혼자 쓸데없이 고민 많이 했습니다. 나에게 별 4개나 4개 반이냐. 두말 필요없는 '걸작'이지만,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 버금가는 감동은 느낄 수 없군요. <킹콩>의 죽음보다 <아무도 모른다>의 그 어린 아이의 죽음이 더 가슴아팠구요. 그래서 별 네 개.
그렇다고는 하지만, 역시 다시 보러가야겠어요. 정말 3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거든요. (2005·12·1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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