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trud 게르트루드 ★★☆
Directed by Carl Theodor Dreyer
imdb
드레이어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군요. 하지만 제겐 드레이어의 공익광고용 단편영화만큼이나 재미없었습니다.
움직임도 별로 없이 롱 테이크로 찍어대는 카메라는 잠자기 딱 안성맞춤입니다. 배우들의 동선도 매우 제한되어 있어 졸지 않고 보는데 상당한 인내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별로 인내력이 없었구요.-_-
영화제 팜플렛을 보고 저의 오해와는 달리 드레이어가 진보적인 여성관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을만한 소재를 갖고도 이 영화는 한정없이 진부해집니다. 전직 오페라 가수인 게르트루드는 곧 장관이 되는 남편에게 "자신이 일보다 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젊고 잘생긴 피아니스트와 연애질을 합니다. 제가 졸고 있는 사이에 게르트루드를 사랑하는 어떤 남자가 그녀에게 파리로 도망가자고 꼬드긴 것 같은데,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구군요. 또 그녀에게는 이전에 "사랑과 일은 원수다" 라는 낙서를 남겼다고 어떤 시인과도 헤어진 전력이 있는데, 그 시인이 오랜 외국생활과 작품활동으로 매우 성공해서 이제 막 그녀를 찾아와 해묵은 연애감정을 드러냅니다. 같이 도망가자구요. 결국 게르투르드는 지금의 애인인 그 젊은 피아니스트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다 버리고 파리로 떠나버립니다. 시간은 흘러 그녀는 할머니가 되었고 자신을 사랑해왔지만 그녀가 결코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아 친구로만 지낸 한 노인네를 앉혀놓고 자신의 젊었을적 사랑질을 회고합니다. 사랑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결론은 절대적인 사랑은 분명 있고 사랑이 전부다, 라는 거지요.
플롯만 들어봐도 아주 재미없을 거 같죠? 실제 봐도 무척 재미없습니다. 게르트루드는 첫사랑에 실패하고 육체적 쾌락에 빠졌다고 고백하지만 영화 전편을 거쳐 성적 암시의 장치는 찾아볼 수가 없고 물론 성적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있었다면 졸지는 않았을텐데요.
여튼 저러고 의자에 퍼대고 앉아 이남자 저남자에게 진실한 사랑에 관해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별로 이쁘지도 않은 여배우를 지켜보는 것은 곤욕에 가까왔습니다. 드레이어의 영화라는 프리미엄이 없었다면 중간에 나왔을거에요. (2003·11·23 13: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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