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
감독 : 나홍진 (2008)
naver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잔뜩 있습니다.>
소문의 이 영화를 드디어 보았습니다. 잘 만든 스릴러라는데 이의가 없지만...
글쎄요... 저에게는 뭔가가 살짝 모자라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칭찬 일색이어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하정우의 연기는 기대했던 만큼 미친놈처럼 보이지 않았고 엄중호(김윤석 분)는 생각만큼 '처음부터' 나쁜 놈은 아니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덜 잔인했구요. 추격씬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만큼 스피디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구요, 마지막 하정우와 김윤석의 몸싸움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극장 설비의 문제였을지도..- 뭘 어떻게 하며 싸우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30고인가 손을 봤다는 시나리오도 썩 마뜩찮은 부분이 있습니다. 기껏 도망친 미진(서영희 분)은 왜 하필 정우가 사는 동네의 수퍼에 들어가 죽음을 자초했을까요? 저라면 당장 가까운 경찰서를 향했을텐데요. 또 바로 그 시간에 그 수퍼에 지영민이 들어오는 기막힌 타이밍이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미행하고 있던 여형사는 지영민이 미진을 죽이고 머리를 자르는 동안 밖에서 뭘 하고 있었단 말입니까? 지영민은 미진의 머리를 자른 후 아마 철장을 뚫고 창을 통해 도망간 것 같은데, 그건 여형사의 미행을 눈치채서였을까요? 미행을 눈치챘다면 왜 머리를 자르는 수고롭고도 체포의 위험이 있는 행동을 했을까요?
지영민같은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다닐 수 있었던 이유를 무능한 경찰, 허술한 시스템 같은 것에서 찾는 건 좋은데,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신고전화가 울리는 데 순찰중 낮잠이나 자고 있는 경찰들 같은 식의 악의적인 방식으로 묘사하는 것도 좀 못마땅하더군요.
불평이 많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보기드문 완성도를 가진 스릴러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군요. 재밌었습니다.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플란다스의 개>나 <지구를 지켜라>에 비교하는 기사가 많던데, 글쎄요... 저에겐 <플..>이나 <지..>가 더 흥미로왔습니다. 장르물로서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데뷔작의 뛰어남을 평가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닐테니까요. 물론 나홍진 감독의 다음 영화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기는 합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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