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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Land of the Dead 랜드 오브 데드 ★★★

Land of the Dead 랜드 오브 데드 ★★★
Directed by George A. Romero
imdb    naver

[ 영진공에 실린 글입니다. ]

< Day of the Dead 시체들의 날 > 에서 충분히 예상된 바이지만, 드디어 좀비들은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사고가 가능해지고 감정도 갖게 됩니다. 변함없이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이 정도로 진화했으면, 이제 인류의 멸망은 시간문제입니다. 인류가 멸망하면 좀비들은 뭘 먹고 살게 될까요? 좀비들이 조금 더 진화해서 '희소성의 원칙'을 깨우치게 된다면, 그래서 인류가 지구에 저질렀던 자멸적 자원 남용을 하지 않는다면, 오래오래 생존해 나갈 수 있겠지요. 인간을 사육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좀비의 수도 통제하고, 먹이를 조금 먹다 버리는 식의 낭비를 조절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하드고어버전의 <매트릭스>가 되겠군요.

좀비영화의 지존답게 조지 로메로의 좀비 시리즈 네번째 편은, 변함없이 신랄한 비판정신과 화끈한 고어씬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인간사회가 저렇게 쫄땅 망해버렸는데도 돈이 위력을 발휘할까, 싶은게 설정상 약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나름의 정치적 의사표현이라 생각하면 못 받아들일 것도 없지요. 뭣보다 조지 로메로님의 영화인데, 그런 설정이 단순히 구색맞추기용은 아닌게 분명하잖아요. 불경한 의혹은 금물. 허허... 요새야 고어씬이 널리고 널렸지만, <랜드 오브 데드>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신나는 고어씬도 다량 선보이고 있습니다. 예전-이라봐야 2,3년 전이지만-이라면 꿈도 못 꿀 갖가지 찢어발기고 뜯어먹고 어쩌고 하는 장면들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군요.

하지만 썩 재밌는 영화이긴 하지만 시리즈의 前편들과 비교하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뭣보다 인간애에 충실한 주인공은 영 적응하기 힘들군요. 어린딸이 어미의 살을 뜯어먹던 1편의 과격함과 비정함은 사라지고,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정의의 사도이 등장합니다. 조지 로메로님이 나이를 드셔서 그런 걸까요, 1800만 달러의 제작비 회수의 압력 때문이었을까요? 여튼 이 무슨 영화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어설픈 휴머니즘 혹은 헐리우드식 영웅만들기란 말입니까?

물론 <레지던트 이블>같은 것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감독 이름에 대한 기대에 비해선 좀 실망스런 영화였습니다.   (2005·11·15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