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 Bundy 테드 번디 ★★★
감독 : 매튜 브라이트 Matthew Bright
imdb
저를 아시는 분은 안 믿을지 모르겠지만, 전 잔인하고 피 많이 튀기는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니, 싫어해요. 고어영화에 나름대로 애정을 갖고 있던 적도 있지만, 요즘은 그런 자극적인 영화는 제대로 보아내질 못합니다. 특히 스플래터처럼 웃자고 만든 영화가 아니라 관객의 가학심리에 작정을 하고 영합하는 영화들은 최근엔 거의 보지 않습니다. 올해 부천영화제의 상영작들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이거에요. 아, 이 무슨 철지난 <네크로맨틱>이고 '트로마 영화'랍니까? 특히 트로마 영화는 특별전 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하고 지랄이야?
<테드 번디>는 마찬가지 이유로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어요. 실존했던 연쇄살인범의 얘기라니... 또 그 미치광이의 살인행각을 반쯤은 빈정대며 묘사하는 영화라니... 실제로 전 영화 초반부에는 티셔츠를 뒤집어쓰고 잠을 청했습니다. 안 보려구요. 저 미친놈이 자위행위하며 내는 신음소리나 죽어가는 여자들의 비명소리는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만...
결국 도무지 잠이 오지않아 그냥 보기로 했습니다. 전 여전히 감독이 저 미친놈을 묘사하는 방법에 동의할 수 없어요. 무고한 여자를 납치하고 둔기로 머리를 강타한 후에 반쯤 죽어 있는 그녀들을 강간하며 온갖 욕설을 퍼붓는 테드 번디의 짓거리를 지켜보고 있으면 비실비실 실소가 터지도록 연출했거든요. 상황의 잔인성과는 관계없이, 테드 번디의 비뚤어진 심성과 비열하고 폭력적인 마초이즘에 어이가 없어지고 맙니다. 희대의 연쇄살인범을 초인처럼 묘사하는 대신 요령부득의 비열한으로 묘사한 시도는 흥미로왔지만, 수십명의 목숨이 무참한 폭력에 사라지는 잔인의 순간에 어쩌자고 웃음이 나오게 만드는 감독의 의도는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군요. 농담으로 할 얘기가 따로 있지... (2004·07·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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