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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황혼의 검객 ★★★☆

황혼의 검객 ★★★☆
감독 : 정창화

액션/무협영화 감독으로서의 정창화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애들 칼쌈같이 허공을 휘젓기만하는 칼부림이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몇몇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합을 가리기 바로 전 순간의 정적을 잡아내는 장면이나, 아무런 효과음없이 롱 숏으로 남궁원과 허장강의 대결을 보여주는 장면. 도포자락 휘날리며 검을 휘두르는 모습도 이색적이었구요.

윤정희는 약간 부조화스러운 얼굴이긴 했지만 상당한 미인이군요. 허장강은 악역 전문 배우답게 아주 얄맙게 연기를 합니다. 벨라 루고시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과장된 인상과 정형화된 연기가 그의 악역 연기에 묘한 카리스마를 부여합니다.

남궁원과 허장강이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장면에선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멋진 장면이 있었습니다. 분노에 찬 남궁원이 허장강의 졸개들과 칼쌈을 하는데 이얍! 하는 기합과 함께 나란히 서있던 졸개의 머리가 한꺼번에 두 개나 공중으로 날라가는군요! 남궁원과의 대결에선 허장강의 오른팔이 떨어져 나가구요. 허장강이 최후의 일침을 받았을 땐 상처에서 유래없이 핏줄기가 솟구칩니다.

오늘 본 영화 중에 가장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볼 그의 대표작들 <아랑곡의 혈투>와 <철인>이 기대되는군요.  (2003·12·26 01:08)


아래는 팜플렛 소개글.

TITLE (K)  황혼의 검객
 
TITLE (E)  Swordsman in the Twilight  
 
DIRECTOR  정창화   Chung Chang Wha
 
ADDITION  1967 | 35mm  | 85min.  | 한국  | b&w  

출연 : 남궁원, 윤정희, 허장강, 김희갑

장희빈의 오라비인 장희재 일당이 판을 치는 숙종시대. 무법천지인 마을에 홀연히 검객이 나타난다. 죽은 자의 넋을 기리듯 상복을 입고 삿갓으로 분노를 감춘 검객이 휘두르는 칼날 뒤에 숨겨진 비밀이 플래쉬백을 통해 서서히 밝혀진다. 전형적인 서부영화의 신화를 전통 사극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한국적인 액션영화의 새로운 미학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