菊次郞の夏 기쿠지로의 여름 ★★★★
菊次郞の夏 기쿠지로의 여름 ★★★★
감독 : 기타노 다케시 (北野武)
tojapan office-kitano
기타노 다케시의 본업은 코미디언이었다지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그의 코미디언다운 면모를 잘 볼 수 없었습니다. <모두들∼하고 있냐!(みんな∼やってるか!)>같은 초현실적인 코미디 영화가 있긴 했지만, 우리나라에 소개된 적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여튼 이 영화 <菊次郞の夏 기쿠지로의 여름>를 보면 그가 과연 코미디언이구나, 싶어집니다. 엉망으로 망가지는 장면들이나 만담을 하듯 쏟아내는 헛소리를 들어보며 말이죠.
죽음이나 자기파괴의 욕망없이 한없이 착하게만 흘러가는 이 영화가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라니 조금 낯설군요. 그의 또다른 착한 영화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에서조차 결국엔 주인공 남자애가 죽었더랬는데 말입니다.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인데, 엄마와의 재회가 있은 후 영화는 아직 40여분이나 남았습니다. 할 얘기는 다 한 거같은데 남은 시간동안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려는걸까, 궁금했습니다. 그 나머지 시간은 다다오의 여름방학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려는 아저씨들의 분투기였습니다. 온갖 재롱을 다 떨지요. 특히 문어아저씨가 귀여웠습니다. 다다오는 정말 행복했을거에요.
저글링을 하던 그 여배우, 무척 매력적이던데... 기쿠지로의 부인으로 나오는 키시모토 가요코(岸本加世子)가 <하나비>의 병든 아내이자 <비밀>의 엄마이고, <데릴사위 2003>의 그 우락부락한 여형사였다니, 믿을 수 없군요.
여튼 보고나면 무척 행복해지는 로드무비였습니다. (2003·10·01 12: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