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Dance? 쉘 위 댄스 ★★★☆
Shall We Dance? 쉘 위 댄스 ★★★☆
수오 마사유키 1996
imdb naver
며칠전 딴 영화를 DVD로 보다가, 5월달 개봉예정이라는 디즈니의 새영화 "공룡"의 예고편을 봤다. 원래 예고편이란게 본 영화보다 재밌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여튼 수십마리의 공룡이 화면에서 왔다갔다하는걸 날라댕기는 카메라 워킹으로 잡아낸 장면은, 인제 이런 영화까지 만들수 있다는 말이지, 헐...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정말이지, 무슨무슨 발전에 힘입어,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시각에 한해서이지만, 영화속에서 다 이루어질 수 있는, 뭐 그딴 존 세상이 된 것이라는 깨달음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가 되어 창조된 저 압도적인 하이퍼리얼리티에서 리오타르적인 숭고함을 느끼는 거야 당연하지만, 나로선 동시에 어떤 경미한 토악질에의 욕구 같은 것도 생기는 거다. 그런 멋지고 열라 비싼 장면이 영화에서 하는 역할과 그런 장면을 쑤셔넣는 감독이나 제작자의 의도라는게 열라 비위상하기 때문에... 여기 수십마리의 공룡이 뛰어댕기는 장면이 있다. 그건 그 자체로 열라 신기하고 충분한 볼거리인 탓에, 내러티브 내에서의 적절한 작용과 효과같은 것과는 별개로 그자체로서 즐길만하다. 오히려 영화 전편이 어떻게 이 비싼 장면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수 있는가에 촛점을 맞추어 진다. 이건 한마디로 남녀가 엉킨 장면이 유발하는 모종의 생리학적 반응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조잡하게 얘기를 끼워맞추는 에로영화와 동일한 전략인 거다. 이런게 의미하는 건, 물론 감독의 역량 부족과, 많이 건 놈이 많이 딴다는 야바위판의 규칙의 영화<산업>에의 적용 예이다. 토네이도, 운석충돌, 어쩌구 하는 영화들이 재밌었다면, 컴 앞에 앉아 열라 삽질한 누군가의 노고 덕택일 뿐이다. 그런 류의 영화는 두시간 정도를 넋놓고 보고 나면 열라 허무해질 뿐이다. 또 돈만 있으면 개나소나 다만들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
<셜위댄스>는 이런 재미에 영화보는게 아닐까 싶어지는 영화였다. 사교댄스에 재미를 붙인 중년 남자의 자아찾기, 뭐 대충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할것인지 감이 잡힌다. 전혀 신기할 것도 없고, 로망 포르노로 영화이력을 시작한 감독이라는데도 안타깝게도! 키스씬조차 안나온다. 여기선 이런 식의 장면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그렇다. 진부하지 않는가, 그것도 그렇다. 하지만, 여기엔 사람이 있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사회적 타자를 바라보는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있고 알고 보면 선량한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 같은 게 있다. 영화가 다 끝나고 나면 어쩌자고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도 좋아지고, 좀 고달프긴 하지만 함 힘내서 다시 살아볼까, 그런 유쾌함이 있다. 이런게 감동아닌가? 이런건, 뭐 수만마리의 공룡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운석을 박치기로 깨부수어 지구평화를 지킨다, 같은 영화적 상상력으론 절대 얻어낼 수 없는 수준이란 말이다. 나한테 최고의 영화는 데이빗 린치 처럼 뭔 얘기를 하는지 하나도 몰겠는 영화나 돈 존나 많네 쟤들 그런 생각만 들뿐인 카메룬 류의 영화가 아니라, 말하자면 켄 로치 영화같은 거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나... 역시 진부하지만 <중앙역>같은 영화가 <메트릭스>같은 열라 재밌는 영화보다 더 감동적이란 말이다.
주인공 여배우는 실제 무슨 유명한 발레리나...라는데, 어딘지 좀 부자연스런 이목구비지않은가, 싶지만서도 어쨌건 심금을 울리는 미모였당. 특히... 가슴선의 실루엣은 코끝을 찌르르할 정도로 예뻤다...라고 써도되나 몰겠다... ^^ 야쿠쇼 코지는 말할 것도 없이 멋진 배우이고, 그 딸네미로 나온 왠 여자애도 상당히 귀엽다... 허... (200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