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 홍당무 ★★★★
감독 : 이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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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는 새롭고 영리하고 과격하고 사려깊은 영화입니다. 비틀린 유머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제작자 박찬욱의 존재를 떠올리게 하구요. 막나가긴 하지만 보기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 마지막 양미숙( 공효진 분)과 서정희(서우 분)의 공연 장면은 <어바웃 어 보이>의 공연 장면 못지않게 감동적(?)이에요. 저처럼 컴플렉스로 똘똘 뭉친 사람이라면 성별을 떠나 영화에 꽤 깊이 몰입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뭘! 내가 아니었으면 안그랬을 거면서!" 양미숙의 절규가 제 심장을 후벼파더군요.
극장안 풍경으로 말하자면 커플들 중 대체로 여자분들은 깔깔대고 남자분들은 ''자지까까'' 정도에서만 반응하더군요. 아무래도 여성분들에게 더 어필할만한 영화인가봐요. 전 정말 신나게 보았습니 다. 한국영화 보면서 이렇게 신나게 웃어본 적이 있었던가 싶네요.
편집이 낯섭니다. 덕분에 영화는 재밌는 리듬감을 갖게 되었지만 동시에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도 드네요. 디테일한 부분의 설명도 부족하구요. 때문에 밸리댄스 교 습소에서 19금 채팅을 하는 장면처럼 저 사람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고 있나 이해가 잘 안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서종철(이종혁 분)은 왜 자기 핸드폰을 찾지 않는지, 어떻게 그 장소에 양미숙이 먼저 도착할 수 있는지도 잘 이해가 안 가구 요. 물론 끼워맞추자면 가능한 설정이긴 하지만 그정도는 당연히 관객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되야 하잖아요? 그런 불친절이 의도된 거라면 실수라고 말하고 싶군요.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합니다.
공효진은 정말 좋아하지 않은 수 없는 배우군요. <다찌마와 리>에서의 그 뻣뻣한 연기가 모두 용서됩니다. 오랜만에 배우로서 출연하신 방은진 여사도 반가왔고, 뭣보다 서종희 역을 맡은 서우라는 배우가 눈에 띄는군요. 뭐 저렇게 귀여운 여중생이 있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21살이네요. 하긴 진짜 여중생을 데려다가 이런 영화 찍었다면 애한테 몹쓸 짓 시키는 거겠지요.
혹시나 ''18세 관람가''에 신경이 쓰이는 남자분이라면 기대수준을 낮추시 길... ''18세 관람가''가 당연한 영화이긴 하지만 노출씬은 전혀 없어요.
여튼 대만족인 영화입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어요. 어여 극장으로 출동하시길. 단, 모두가 좋아할만한 코미디라고는 말못하겠네요.
다음에 보려고 계 획중인 영화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 가슴을 벌렁거리며 기대하고 있어요. 덜도말고 딱 <카지노 로얄>정도만 되주면 좋겠는데... 아, 그러고 보니 극장에서 처음보는 <007>이겠군요. 내가 <007>을 좋아할 날이 올 거라곤 꿈에 도 생각 못했는데 말이죠.
(2008.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