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Water 다크 워터 ★★☆
Dark Water 다크 워터 ★★☆
Directed by Walter Salles
imdb naver
이 영화는 '실수로'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인 <검은 물밑에서>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호러영화인 <링>의 감독인 나카다 히데오가 이 영화의 헐리우드 리메이크를 맡게 되었다는 '잘못된' 소식을 어디선가 줏어들었었거든요. 영화가 다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감독이 <중앙역>이라는, 꽤 평은 좋았지만 저로선 무척 지루했던 영화를 만들었던 브라질 출신의 월터 살레즈라는 걸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보다 말았을테데... 이렇게 지루한 영화가 나카다 히데오의 영화가 아니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군요. 보는 내내, 아, 나카다 히데오가 맛이 갔나보다, 안타웠거든요.
<다크 워터>는 원작 영화와 다른 방식으로 원작 소설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검은 물밑에서> 엄마가 어린 유령과 함께 죽음을 택한 것은 그녀의 母性을 자극하는 측은지심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검은 물밑에서>의 쿠로키 히토미 여사가 어린 유령을 안았을 때 모골송연한 공포과 함께 처연한 감동이 느껴졌더랬지요. 이렇듯 동양의 모성은 죽음의 영역까지 보듬는 자발적이고 무한한 사랑입니다. 반면 <다크 워터>에서 엄마가 어린 유령의 볼모가 된 것은, 그 어린 유령이 엄마의 친딸을 물속에 쳐박아 익사시키려 했기 때문입니다. 모성에 대한 어린 유령의 갈구가 공격적으로 변하자 자신의 친딸을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거래를 한 것이지요. 딸 대신 목숨을 내놓것 역시 모성이긴 하나, 이 영화에서 엄마가 유령 곁에 남게 된 것은 강요된 선택이었습니다. 외롭고 슬픈 영혼이라면 혈연적 밀접성과 관계없이 다 포용하는 <검은 물밑에서>의 엄마가 모성이라는 지고한 가치를 위해 목숨을 던진 성자처럼 묘사되었다면, <다크 워터>의 엄마는 단순한 희생자에 머물고 맙니다. <다크 워터>에서의 결말-딸을 구하기 위해 엄마가 죽었다-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건 사실이지만, 그와 함께 감동의 폭도 줄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영화는 어릴적 친엄마에게 버림받은 엄마(제니퍼 코넬리 분)가 갖고 있는 트라우마를 묘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녀의 마지막 선택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겠지요. 어쩌면 모성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을 위해'만으론 엄마가 대신 죽어줄 수 있는 이유가 안된다는 생각일까요?
영화는 또한 엄마의 신경과민도 정성들여 묘사하지만, 좀 군더더기 같더군요. 원작 영화의...
아... 귀찮어... 고만써야지...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영화, 그지같다...
Angelo Badalamenti이 음악을 맡았군요. 데이빗 린치의 <트윈 픽스>, <멀홀랜드 드라이비>, <와일드 앳 하트>, <로스트 하이웨이> 등의 영화에서 음악감독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뭐,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든지 하는 건 아니었습니다만... (2005·12·05 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