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セーラー服と機関銃 세라복과 기관총 ★★☆

Ozu 2013. 7. 22. 20:24

セーラー服と機関銃 세라복과 기관총 ★★☆
감독 : 相米慎二 소마이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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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이 신지는 이타미 주조 등과 함께 80년대 새로 등장한 주요한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주로 청소년들의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가장 유명한 영화는 아마도 이 영화 <세라복과 기관총>이 아닐까 싶군요. 당대 흥행 1위작이기도 하구요.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소마이 신지의 회고전도 있었죠. 일본 영화를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몇년전까지만 해도, 일본 영화의 걸작 같은 것들을 소개할 때 항상 들먹여지던 영화였죠. 일단 제목부터가 임팩트가 강하잖아요?

하지만 구미당기는 제목의 일본영화들이 종종 그러하듯이 -최양일의 <꽃의 아스카 조직>라든가 <스트립댄서, 손가락을 적시는 여자>, 구로사와 기요시의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 <발광하는 입술>같은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대실망인 영화입니다. <고구센>같은 코미디거나 아니면 <코타로, 당당하게 가다>같은 엉망진창 학원물인 줄 알았는데, 아, 상당히 칙칙하군요. 여고생이 야쿠자조직의 보스가 된다는, '역할바꾸기' 상황이 유발할만한 어처구니없는 헤프닝 같은 것은 의외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령 주인공 이즈미는 야쿠자 보스가 되가는 과정 중에 심각한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보스가 된 후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여, 여고생과 야쿠자 보스라는 양립할 수 없는 신분적 갈등의 소지도 없애버립니다. 대신 헤로인에 얽힌 꽤 심각한 살상전이 묘사됩니다.

영화는 말하자면 성장 드라마입니다...라고 써보기는 하지만, 사실 그렇게 말하기도 썩 뻘쭘하군요. 엘렉트라 컴플렉스같은 해석을 노리는 듯한 단서들-이즈미가 연정을 품고 있는 조직원 중 한 명은 이즈미의 죽은 아버지와 무척 닮아있는데다, 이즈미는 심지어 그가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여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도 발견되기도 하지만, 글쎄요, 그저 혼란스럽기만 할 뿐 뭐하자는 수작인지 알 수 없는 영화입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상대조직을 치러가면서도 살랑살랑 춤을 추며 이쁜척만 해대는 얼빠진 계집애한테서 성장통이랄까, 성장에 따르는 현실감있는 고민의 흔적같은 건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화끈한 야쿠자물이냐 하면, 그것 역시 아니군요. 조직원들 사이의 동성애적 관계도 등장하고, 처절,하다고 영화속에서 설정되어 있는 죽음도 몇번이나 등장하지만, 글쎄요... 진지하게 보아주기엔 24년이란 너무 긴 세월이군요. <간장선생>으로 유명한 젊을적 에모토 아키라가 마치 <영웅본색2>의 장국영처럼 오만 궁상을 떨며 죽어가는 장면에선 어쩔수없이 실소가 터집니다.

한편 <세라복과 기관총>의 영화적 기법은 꽤 낯설게 느껴집니다. 롱 테이크와 롱 숏으로 일관하다시피 하고 있는 탓에 꽤 예술적 흥취(?)도 풍깁니다.

글쎄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뭐 심각하게 해석하자면 그러지 못할 영화도 아닌 듯 하군요. 여튼 저에겐 무척 재미없는 영화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들자면... 역시 상대 조직 보스의 방에서 기관총을 난사하면 '快感 かいかん!'라고 말하는 슬로우 모션이겠죠.    (
2005·11·27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