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Sunset Blvd. 선셋 대로 ★★★★

Ozu 2013. 7. 22. 20:14

Sunset Blvd. 선셋 대로 ★★★★
Directed by Billy Wilder
imdb    naver

부끄러운 얘기지만 이 영화를 이제야 봤습니다.

토키영화의 등장과 함께 무성영화계의 스타들이 겪게 되는 몰락 혹은 재기의 드라마를 저는 < Singin' in the rain >와 같은 코미디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 Ed Wood > 에 나왔던 벨라 루고시나 이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여 우울한 'Stone Face'로 카드를 하는 버스터 키튼처럼 불운한 말년을 보낸 스타들이 기억나긴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영욕에 찬 삶이 비극이라면 그건 새로운 영화 기술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한 배우들이 그들의 진정한 매력과 재능을 펼쳐보일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점 때문이겠지요. 사후적으로 그들의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면 '불운한 천재'으로 뒤늦은 칭송을 받거나 적어도 '시대의 희생양'쯤으로 동정받을 수 있겠지요.

<선셋 대로>의 노마 데스몬드는 그런 비극적인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 Singin' in the rain >의 Lina Lamont같은 희극적인 인물입니다. 이미 자신의 매력이 수명이 다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렇다고 새로운 재능을 개발할 능력도 없는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지요. 게다가 노마 데스몬드는 자신이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라는 환상 속에 살 수 있게 해주는 막대한 막대한 부를 손에 쥐고 있습니다. 조작된 기억과 풍부한 상상력만으로 시대착오의 환상을 유지해야 했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블랑시처럼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지요. 불쌍해할 이유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마 데스몬드는 어쩔 수없이 불쌍한 여자입니다. 돈이 많다고 상실감이나 외로움이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아... 귀찮어... 고만 써야지...  (2005·01·28 01:30 )

   

 



왕년의 무성영화 배우로 등장한 버스터 키튼.



실명으로 등장한 감독 세실 B. 드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