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review

砂の上の植物群 모래 위의 식물군 ★★★

Ozu 2013. 7. 22. 20:13

砂の上の植物群 모래 위의 식물군 ★★★
감독 : 中平康 나카히라 코우
jmdb    cinematheque.seoul.kr

영화사적 가치 때문에 의무감으로 보는 영화거나 감독 혹은 등장 인물에 대한 특별한 애착이 있어서 보는 영화가 아니라면, 이딴 구닥다리 옛날 영화를 보겠다고 안국까지 가려면 영화에 뭔가 하나라도 땡기는 구석이 있어야 합니다. <미친 과실> 보러 가는 김에 그냥 본 영화지만, 아래 소개글에 적혀있는 것처럼 화끈한 소재니까 일단 땡기긴 했지요.

작년에 < ATG 영화 특별전 > 보면서-이 영화는 닛카츠日活에서 만들어진 영화이긴 합니다만- 당시 일본의 젊은 감독들이 얼마나 오버질 혹은 과도한 예술가적 자의식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는지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해체된 내티브와 극단적인 클로즈업, 갑자기 껴드는 음악과 초현실적인 설정... 비근하게는 데이빗 린치가 생각나는 저런 영화,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하실테지만, 전 좀 짜증나는군요.

파격적인 설정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노출신도 없고 -_-... 성관계가 지속되고 본격적인 bondage를 시도합니다만 그것조차 거의 안 보여주는군요. -_-; 미이케 다카시의 <비지터 Q>와 <극도공포대극장 우두>에 등장한 쇼킹한 장면 '아줌마 젖짜기'의 원형이 이 영화에 있었습니다. 아, 이 영화는 아줌마가 아니니까 더 쇼킹할 수도 있겠군요. -_-;;;

여튼 보긴 봤는데 뭘 봤는지 잘 기억안나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2005·01·24 22:22)



아래는 영화제 소개글.

TITLE (K)  모래 위의 식물군
 
TITLE (O)  砂の上の植物群
 
DIRECTOR  나카히라 코우   Ko Nakahira
 
ADDITION  1964  | 95min  | 일본  | b&w/color cinemascope  

각본 : 이케다 이치로, 나카히라 코우, 가토 아키라
원작 : 요시유키 준노스케
촬영 : 야마자키 요시히로
음악 : 마유즈미 토시로
출연 : 나카야 노보루, 니시오 미에코, 이나노 카즈코, 시마자키 유키코, 고이케 아사오, 다카하시 마사야

요시유키 준노스케의 원작을 소재로 나카히라가 가진 모든 재능을 쏟아부은, 일본영화 사상 최고의 컬트무비. 중년기에 접어든 세일즈맨이 한 소녀와 그 언니 사이를 오가는 섹스 게임에 점차 빠져든다. 새도매저키즘, 소녀성애, 훔쳐보기 등, 성의 심연에 닿은 자극적인 제재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인간 존재의 불가해함과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 변화를 은근한 유머와 함께 쿨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미친 과실> 이래 나카히라가 계속해서 천착해왔던 테마의 최종형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탐미적이면서도 건조한 모노크롬 영상과 갑작스레 삽입되는 파울 클레의 색채와 바흐의 기하학적 선율이 너무도 완벽하게 결합되어 선연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라스트의 롱쇼트는 안토니오니의 영화를 능가하는 모던한 명장면이다.


나카하라 코우 中平康

1957년.
프랑스 누벨바그는 바로 이 영화로 인해 시작되었다.
그것은 <미친 과실>이라는 한 편의 일본영화.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든 이가 바로 나카히라 코우다.
나카히라 코우는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 누벨바그 감독들을 자신의 '제자'라 불렀다.
누벨바그의 스승, 나카히라 코우의 도발적인 영화 세계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시네마테크 문화학교 서울에서는 일본영화계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나카히라 코우中平康(1926-1978)의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나카히라 코우는 마스무라 야스조와 더불어 전후 일본영화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 사람으로, 그의 파격적이고 신선한 감각과 세련된 스타일은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의 감독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그의 데뷔작 <미친 과실>은 당시 영화감독으로의 길을 준비하고 있던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에게 극찬을 받으며 누벨바그의 태동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나카히라 코우는 내러티브보다는 스타일과 테크닉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당시 일본영화계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세련된 형식적 실험을 보여주는 일본영화의 한 경향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나카히라 코우의 혁신적인 영화세계를 재평가하며 일본에서는 2003년에서 2004년에 걸쳐 니카츠 영화사와 도쿄국제영화제의 공동기획으로 그의 전작을 상영하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나카히라 코우 회고전에서는 영화사상 가장 대담한 데뷔작이라 불리고 있는 <미친 과실>을 포함하여 60년대 청춘군상의 모습을 파격적인 형식으로 그려낸 <학생 녀석과 아가씨들>, <그 녀석과 나> 등의 청춘영화와 한국에서 <맨발의 청춘>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던 걸작 러브스토리 <진흙투성이의 순정>, 루이 말의 <연인들>에 비견되는 농밀한 에로티시즘을 보여주는 심리 서스펜스 영화 <밀회>, 모던하고 스타일리쉬한 영상으로 일본영화계 최고의 컬트 중 한 편으로 자리잡고 있는 탐미적인 성애영화 <모래 위의 식물군>과 <월요일의 유카>, 일본 액션코미디의 최고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시시도 조 주연의 <위험한 일은 돈이 된다> 등, 스타일과 스피드, 모던함으로 대표되는 나카히라 코우의 혁신적이고 다양한 영화세계를 접할 수 있는 12편의 대표작을 상영합니다. 특히 <미친 과실>과 <우유배달부 프랑키>를 포함한 5편의 영화는 뉴프린트로 상영됩니다. 이번 회고전은 일본현대영화의 문을 연 나카히라 코우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