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Weekend, The 잃어버린 주말 ★★★☆
Lost Weekend, The 잃어버린 주말 ★★★☆
Directed by Billy Wilder
naver
알콜중독자의 처절한 갱생기입니다. 한때 유망한 작가예비생이었던 돈 버냄(Ray Milland 분)은 작가로서의 경력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술을 마시기 시작합니다. 동생과 애인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알콜의존증은 날로 심해집니다. 무전음주하러 간 술집에서 옆좌석 아가씨의 지갑을 훔치다가 들키고도 수치심을 모를 만큼,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의 품위마저 내팽개칩니다. 영화는 자기모멸감과 절망감에 휩싸여 자살로써 알콜중독자의 삶을 마감하려다가 극적으로 삶의 의지를 되찾게 되는 어느 주말동안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 금주 캠페인의 일환으로 상영하면 아주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인간적인 매력과 영민한 재능을 겸비한 한 남자가 알콜때문에 자멸해가는 과정을 영화는 섬뜩할만큼 실감나게 묘사하거든요. 술집이 문을 열기까지 아직 몇시간이나 남은 늦은 오후, 술 몇방울로 입술을 적시기 위해 빈 술병을 흔들게 만드는 그 타는 듯한 갈증과 몇번의 다짐 후에 결국 알콜에의 유혹에 굴복하고 느끼는 수치심... 영화는 알콜중독자의 삶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자포자기의 삶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추한 나락을 보여줍니다. 꼭 알콜중독이라는 형태는 아닐지라도, 아무렇게나 삶을 내팽개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상황이고, 우리는 순간의 방심으로도 저렇게 추한 인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바로 지금의 제가 그런 인간은 아닐까요? 버냄에게 술이 제겐 영화가 아닐까요?
여튼 무서운 영화였어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두 주먹 불끈! (2004·09·26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