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공주 ★★★☆
인어 공주 ★★★☆
감독 : 박흥식
naver
<씨네21>같은 업계 소식지에서 이 영화를 엄청 밀어준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고질적인 <한국영화 띄워주기> 말이죠. 하지만 그 띄워주기 대상이 이 영화라면 전 그들의 수작에 동의하고 말겠습니다. 이 영화는 상업영화로서의 재미와 동시에 어떤 진정성도 느껴지는, 썩 감동적인 영화거든요.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복받은 관객이 아니라면, 영화속 엄마와 아빠의 구질구질한 삶에 어떤 감정의 동요를 분명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악다구니를 쓰며 고생뿐인 삶의 한고비 한고비를 어렵사리 넘어서는 엄마 연순(고두심 분)의 모습은 바로 우리 어머니의 모진 삶을 연상시키지요. 미워하기에는 너무 가여운 어머니의 삶... 이 영화에서 우리 삶에 대한 어떤 진정성이 발견된다면, 그건 절대적으로 고두심의 연기에서 나온 것입니다. 전 TV를 거의 안 보기 때문에 드라마에서의 그녀의 열연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이 영화 속 그녀의 연기는 정말 심금을 울리는군요. "썩을년, 웃지 그럼 우냐?"...
전도연의 연기도 귀여웠구요, 박해일은 살이 좀 쪄서 <살인의 추억>의 그 여리여리한 맛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촉촉한 눈망울로 가슴 설레게 합니다.
아... 쓰기 귀찮어...
여튼 썩 재밌는 영화였어요. 어딘지 이음새가 껄끄럽다는 느낌도 들고, 과거로 돌아간 전도연이 내러티브에 특별히 기여하는 것도 없는데 굳이 저렇게 무리해서 시간여행의 '판타지'로 만들 이유가 있나,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런 사소한 단점들은 대충 눈감아 줄 수 있을만큼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고두심의 연기만으로도 충분, 어여들 보러 가세요. (2004·07·05 2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