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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review

Three Ages, The 세 가지 시대 ★★★

Three Ages, The 세 가지 시대 ★★★
Directed by Buster Keaton  
imdb

서울아트시네마에서 06.13.(일)부터 06.25.(금)까지 <버스터 키튼 회고전>을 합니다. 버스터 키튼 관련 기사는 여기로...

이전에 본 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제너럴>이 전부입니다. 그 영화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어요. 지금 보면 다른 느낌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는 그의 아크로바틱한 묘기들도 좀 시큰둥했었구요. 때문에 <버스터 키튼 회고전>에 찾아가면서 뭔가 대단한 볼거리를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의무감 같은 거지요. 키튼 영화라잖아요.

이 영화 <세 가지 시대>는 그리피스의 <인톨러런스>를 패러디했답니다. 플롯이야 한줌도 안되는 거고-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기 위한 소동이 대부분의 영화에서 반복되고 있다는군요-, 개그도 TV 코미디 프로나 만화책에서 본 것들입니다. 가령 개썰매 앞에 고양이를 매달아 질주를 독려하는 장면 같은거, 어느 애니메이션에서 보시지 않았습니까? 만들어진지 80년도 넘은 영화니까 그야 당연할 수 밖에 없겟지요. 단지 '키튼의 영화니까 웃어주자'라는 식은 무리였다는 거죠.

하지만 역시 키튼이 온몸을 던져 선보이는 묘기들은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고층건물 옥상 사이를 뛰어넘는 장면에선, 가령 성룡의 '목숨내놓고하는 스턴트'를 볼 때처럼, '저런 미친!'같은 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왔습니다.   (2004·06·15 21:48)

three ages.jpg


아래는 영화제 소개글.

TITLE (K)  세 가지 시대
 
TITLE (E)  The Three Ages
 
DIRECTOR  버스터 키튼   Buster Keaton
 
ADDITION  1923 | 35mm  | 60min.  | 미국  | b&w silent  

악한이 야비하고 부정한 방법을 써서 소녀를 유혹하려 하자 버스터는 그를 꺾고 사랑하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석기 시대, 고대 로마 시대, 1920년대 미국의 현대 시대, 세 가지 시대에 걸쳐 같은 사랑의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펼쳐진다.


버스터 키튼

영화가 탄생한 해인 1895년 10월 4일 미국 캔사스주에서 태어난 버스터 키튼은 찰리 채플린과 필적할 수 있는 무성코미디 영화의 유일한 제작자 겸 배우입니다. 그는 채플린과 마찬가지로 배우인 부모 아래서 자랐고, 3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보드빌 쇼를 하며 무대인생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1917년 유명한 희극배우 '패티' 아버클의 눈에 띄어 죠셉 섕크의 “코믹 영화사”에 들어가게 된 키튼은 많은 단편영화에서 경력을 쌓으며 곧 이어 아버클에 버금가는 중요한 배우가 됩니다. 또한 1920년부터는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를 직접 감독하면서 독특한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그는 3년 동안 19편에 달하는 많은 단편들을 만들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이웃>, <허수아비>, <유령 들린 집>, <극장> 등은 초기 무성코미디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들입니다. <셜록 주니어>, <항해자>, <제너럴>, <스팀보트 빌 주니어>, <카메라맨> 등이 연달아 만들어진 1924년부터 1928년까지는 키튼의 전성기라 할 시기로, 이 시기에 키튼은 단편에서부터 보여준 대담한 스턴트 묘기와 영화적 기교들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키며 무성영화 시기의 가장 빼어난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키튼은 자신의 영화에서 정서적 반향이나 도덕적 감화보다는 영화라는 기계장치의 특성을 드러내어 그것으로부터 웃음과 페이소스를 만들어내는 데 몰두했습니다. 그의 별명이기도 한 ‘그레이트 스톤 페이스’는 키튼의 영화가 지니고 있는 이러한 특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은 결코 웃지 않으면서 가장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주었고, 냉담해 보이는 영화 구조 속에서 유쾌하고 낙천적인 삶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는 예술적인 걸작을 만들기보다는 매순간 박장대소할 수 있는 ‘오락’으로서의 코미디 영화를 만드는 데 골몰했지만, 그의 작품들은 현재 찰리 채플린의 작품과 함께 무성 코미디 영화의 최고의 걸작들로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그의 영화가 지니고 있는 영화적인 정교함, 배우의 몸만으로 펼쳐보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스턴트 묘기, 거의 최면적이라 할 만한 시각적 리듬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버스터 키트은 유성영화가 도래한 30년대 이후에도 배우로서 다른 감독들의 영화와 TV에 출연하는 등의 활동을 계속했지만, 196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여전히 무성영화 시기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남아있었고, 그의 독특한 ‘액션 코미디’는 현재에도 많은 희극감독과 배우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